기독교교육학개론 - 기독교교육학 기본이해(5)

2) 기독교교육학의 대상

기독교교육학의 대상은 나라마다 그 종교교육적 전통에 따라서 조금씩 강조점이 다르다. 독일을 비롯하여 서구의 거의 모든 나라들에서 기독교는 오랜 세월 동안 국교이어 왔다. 그래서 오늘날에도 영국, 네덜란드, 덴마크 같은 나라에서 기독교는 국교이기 때문에, 왕의 대관식에서 시작하여 국가의 모든 중요한 행사를 교회가 주관하고 있다. 이러한 나라들에서 기독교는 초·중·고등학교의 교육과정에서'종교'라는 제1과목으로 강조되고 있다. 독일은 연방공화국이 되면서 기독교가 국교에서 시민의 종교로 바뀌어졌지만, 여전히 종교는 교육과정의 제1교과목이다. 따라서 기독교교육학의 대상은 교회주일학교의 좁은 테두리 안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교육이 아니라, 학교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종교교육 전체이다. 반면에 미국은 교회에서 주로 이루어지는 주일교회학교 교육과 평신도를 위한 교육목회 일반을 대상으로 삼고 있다. 그러나 오늘날 기독교교육학의 대상은 이러한 일반적으로 알려진 교회전통의 영역을 훨씬 더 넘어서서 창조세계 전체에 대한 교육적 접근으로 확대되고 있다.

기독교교육학 같은 구체적 실천현상을 연구의 대상으로 하는 학문은 필연적으로 이론과 실천이라는 이중구조를 갖게 되어 있다. 기독교교육학은 좁게는 가정과 교회와 학교에서의 기독교교육에 관한 이론과 실천이며 넓게는 사회와 국가를 포괄하는 세계 안에서 교회가 갖고 있는 교육적 과제에 대한 이론과 실천이다. 따라서 기독교교육학은 인간 개개인의 성장과 발달에서 교육의 장이요 동시에 기관인 가정, 교회, 학교, 국가, 등에 이르기까지 엄청나게 넓은 연구의 대상을 갖고 있다. 기독교교육학의 과제지평은 글자 그대로 하나님이 인간에게 주신 교육적 사명을 그리스도의 말씀에 기초하여 바르게 이해하고 수행하기 위하여 연구의 논리를 천착하고, 실천의 방법을 연구하며, 실천이 이론에 기초하여 바르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살피고 교육학자와 교육자를 양성하는 일까지 대단히 넓다. 그래서 기독교교육학은 생태와 평화, 미디어와 인터넷 같은 시대가 안고 있는 새로운 문제의 지평으로 연구의 영역을 계속하여 확장하고 있다.

연구대상에 대한 학문적 반성은 다른 학문들에 있어서 그러하듯이 기독교교육학에 있어서도 과학 이론의 기본적 주제가 된다. 우리는 이러한 반성으로부터 기독교교육학의 대표적 연구대상으로 다음과 같은 영역들을 열거할 수 있다.

1) 기독교교육, 학교와 교회에서 교육제도의 형식으로, 다시 말하면 의도적이고 계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모든 교육의 다 기독교교육이다. 영유아교육에서 초중등교육과 고등교육까지 교회가 설립한 기독교 계통의 학교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예배와 종교 활동, 성경과 교리 그리고 종교에 대한 가르침, 이에 필요한 모든 교재와 부교재 및 교구를 제작하는 활동이 다 기독교교육이다. 그리고 교회학교에서 이루어지는 예배, 성경공부, 새 신자의 양성과 세례교육, 뿐만 아니라 이러한 교육들과 연관된 교육목회적 특별활동, 예를 들면 초신자 훈련과 평신도 교육, 성인과 노인교육, 정신신체장애자 교육, 새 가정과 이혼가정 및 독신자 교육 같은 삶의 단계에 따른 교육과 특수한 삶의 상황에 처한 사람들을 위한 교육이 모두 이에 속한다.

2) 성인교육 교회와 학교에서뿐만 아니라, 가정과 사회에서 성인을 대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모든 종교적 사회문화적 교육을 성인교육이라고 한다. 기독교 성인교육은 시대와 사회를 살아가는 성인을 위한 교육이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교육의 대상인 성인이 살고 있는 시대와 사회가 가지고 있는 문제들을 중심으로 이루어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성인교육은 개인의 신앙과 가정생활 및 자녀교육, 정치와 경제, 예술과 학문 등에서 제기되는 문제와 관심들, 그리고 다문화적 다종교적 현대의 세계관과 종교관을 비롯하여 가치갈등과 생활갈등에서 드러나는 다양한 문제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 성인교육은 교회와 학교에서뿐만 아니라, 크리스천 아카데미, YMCA, YWCA 같은 성인을 대상으로 한 사회교육기관들의 교육활동, 독일의 교회들이 연합하여 벌이는 교회대회(Kirchentag) 같은 행사, 개체 교회, 노회, 교단, 그리고 초교파적 국제적 연합기관에서 벌이는 여러 가지 교육활동들이 모두 성인교육에 속한다.

3) 사회화(Sozialisation)와 이념비판(Ideologiekritik). 이는 기독교교육 사회학의 영역으로, 성장세대를 교회의 전승과 전통 안으로 인도해들이고, 사회의 전통적 문화가치들과 생활형식들을 전수하여 계승 보존 발전시켜 가도록 하며, 기독교적 확실성에 근거하여 사회의 여러 특수한 상황들에 성숙하게 대응하게 하며, 포스트모던 사회와 국가를 살면서 우리 시대가 안고 있는 다양하고 상이한 이념들과 가치들을 비판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능력을 심어주고, 기독교인의 정체성과 동일성을 획득하도록 도와주는 기독교교육의 정치사회학적 영역이다.

4) 신학교육, 신학교육은 목사와 전도사, 교회교육지도자 또는 교육사를 양성하고, 교회에서 목사실의 비서로, 교회의 행정요원으로 그리고 사찰과 기사로 일하는 사람들을 훈련하며, 목사와 장로를 비롯한 교회의 지도자들의 재교육과 계속교육을 수행하는 영역이다.

5) 기독교 비교교육학, 기독교교육학의 학문적 성격을 탐구하고 그 이론의 자명성을 규명하며 하나의 독립과학으로서 기독교교육학을 정립하는 과제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여러 상이한 교단과 종파와 종교들의 종교교육을 비교하고 민족과 문화에 따라 다양하게 확인되는 종교교육의 특성과 상이성을 비교 연구하는 영역이다.

6) 기독교 정보교육학, 현대는 정보의 시대이다. 정보는 지식이 아니지만, 지식을 담고 전달하는 형식이기 때문에, 테크노미디어의 시대인 오늘날 정보를 처리하는 기술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오늘날 교육의 모든 영역에서 교육공학적 기술과 도구들이 대단히 효과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기독교 정보교육학은 미디어기술을 활용하여 e-learning 의 ubiquitous 세계를 활발하게 열어가고 있다.

이상으로 열거한 대상 영역들 외에도 우리는 기독교교육학의 대상영역에 관한 목록을 얼마든지 추가할 수 있다. 그러나 여기서 일단 접고, 그 공통적 성격을 살펴보면, 기독교교육학은 연구와 실천의 대상들을 인접 과학들과의 관계 아래서 확인하며 확대해가고 있다. 기독교교육학은 인간 개개인의 삶과 구원의 영역뿐만 아니라, 사회와 국가의 기독교적 재구성과 보존까지 대상으로 삼고 있다.